"세계 1등 GM이 왜 파산까지 갔었느냐? _ Car Guys vs Bean Counters
"세계 1등 GM이 왜 파산까지 갔었느냐?
#. ‘Car Guys (현장 인력) vs Bean Counters (콩 세는 사람 _ 회계사)’
47년간 자동차업계에서 일하면서 GM의 부회장직에서 은퇴한 Bob Lutz는 은퇴한 뒤 위기에 빠진 GM을 되살리기 위해 2009년 다시 자문역으로 복귀했다
당시 GM의 위기는 경영수지를 나타내는 수치와 수익성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편협성 때문에 빚어진 것 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날의 GM에 넘쳐 흐르던 창의력을 진작시키고 디자인에 역점을 두고 고객을 만족시키는데 힘쓴 결과 마침내 파산상태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의 길로 올라서게 되었다.
GM이 침몰하기 시작한 것은 최상의 ‘made in USA’를 만들어내는 Car Guys가 아닌 숫자나 만지작거리는 좌뇌형 Bean Counters가 회사를 주도 하면서부터 였다.
멋진 차를 만들겠다는 엔지니어보다 비용 절감을 주장하는 회계사들에게 결정권이 주어졌던 것이다.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봉사해야 할 기업이 비용을 절감하고 영업이익을 올리는 숫자 놀음에만 급급했다.
탁월함을 지향하던 문화(culture of exellence)는 어디로 갔는가?
미국 기업들 내부에서 벌어지는 양대 진영 간 배틀은 미국 산업의 영혼에 관한 것이다.”
회계사들은 새로운 멋진 차량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의 관심은 새로운 차량모델을 위한 비용절감 (디자인/설계/생산 공정)에 필요한 간섭이었고, 그런 식의 간섭들을 최대한 많이 함으로써 능력을 인정받아 고액의 연봉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회사 내에서 2~3년간 고액 연봉을 즐기던 그들은 마침내 신규 모델이 시장에 출시할 즈음에 스카웃 제의를 받고 다른 회사로 떠나버렸다.
▲ 미시간주 앤아버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밥 루츠가 10년간 GM에서 겪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상 위에 놓인 책이 그가 펴낸 ‘Car Guys vs Bean Counters’ 다.
"세계 1등 GM이 왜 파산까지 갔었느냐?
"이유가 뭔지 아나? '최고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한 'car guy‘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신, 금융지식으로 무장한 'bean counter‘들이 부상했다.
조직 안에서 제조·기술자를 은근히 무시하는 분위기가 생겨났고, 'GM은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고, 차도 돈의 한 형태이며, 차를 더 많이 팔아야 돈이 된다'고들 했다.
50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조직의 꼭대기에서 제품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비용절감'은 가능할지 몰라도 '매출 증대'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 캐딜락 CTS를 개발하던 때였다.
앞유리는 불안하게 기울어져 있었고, 차 천장은 너무나 평평했다. 그는 지금까지 지켜본 GM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좋은 차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썼다.
"누가 뭐라고 하든 '무엇이 최선인지 우리만이 알고 있다'는 식의 거만함, CEO와 간부들이 하는 말은 복음처럼 받들어지는 문화, 논쟁을 억누르는 분위기. 이 속에서 '최고 퀄리티를 가진 아름다운 차'에 대한 GM 본래의 철학은 사라지고 없었다."
루츠가 부임 후 처음으로 한 일은 디자인팀에 더 많은 결정권을 준 것이었다. 모든 차 모델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브랜드 마케팅 시스템도 해체하고, 각 모델이 자신만의 브랜드와 마케팅 전략을 갖도록 했다.
'틀릴 때도 있지만, 주저하지는 않는다'(Often Wrong, Seldom In Doubt)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급이지만 MBA가 없는, 그래서 경영지식이 풍부한 동료들이 승진하는 사이 점차 존재감이 없어지는, 그런 이들 안에 인재가 숨어 있다.
◆ 언제나 제품에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기업의 성공은 영원할 것이다. 빈카운터들이 다가와 '이제 좀 한숨 돌리자(relax)' 말하게 놔두면 불행이 시작된다.
그것이 GM에서 일어났던 일들이다."
"기업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돈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때쯤 금융인(finance people)들이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열심히 물건 안 만들어도 되겠어. 영업이익은 늘어야 하니 광고예산, 제품 연구·개발비를 줄여보자고. 우리는 그동안 너무 퀄리티에 치중했어. 이제 차 바닥 카펫도 조금 얇게 만들고 카시트 재료도 한 단계 낮은 걸 써볼까. 슬쩍 바꿔놓으면 아무도 눈치 못 채겠지?'
그 순간 소비자들은 차가 전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기업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 우뇌형 인재를 등용하라
"위기상황에서 금융 파트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기업을 회생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빈카운터들이 어떤 상황에서든 숫자만 만지작거리면서 비용, 매출 운운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좌뇌형 인재들이다.
숫자에 매달리지 않고도 트렌드를 포착하는 능력, 직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없다. 조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거나 열정을 불러일으키지도 못한다."
왜 좌뇌형 인재들이 미국 기업을 지배하게 됐을까?
"기업 이사회를 들여다보라. 리스크를 싫어한다. 그래서 합리적이고, 사실만을 말하며, 숫자를 잘 다루는 이들을 선호한다. 숫자와 데이터에 기반을 둬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는 이들 말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오늘 이 의견을 냈다가 한 달 후 정반대 의견을 내놓는 사람이다.
왜냐, 세상이 한 달 사이에도 많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그런 사람을 원치 않는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치의 세계를 원한다."
◆ "조직도 사람과 같다. 불필요한 것을 가지치기해 핵심만 남기지 않는다면 비만해지고 결국엔 병든다"고 했다.
"CEO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관료화다. 그것이 조직을 비만에 이르게 한다. 조직 안에는 인사부, 회계부, 법률팀 등 각자의 영역이 있다.
조직이 커지면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자신의 제국을 더 확장하고 싶어한다. 인간 본능이다.
GM도 마찬가지였다.
예산책정 시간에 법률팀은 더 많은 변호사가 필요하다고 하고, 인사팀은 새로운 경영기술과 업무평가방법을 도입하겠다고 말한다.
그때 CEO의 역할은 '지난 20년간 그런 것 없이 잘 살아왔어.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는 가지를 치도록'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 GM에서 겪은 PMP(Performance Management Process)
"모든 직원이 다음해 목표를 세워 적어 낸다. 경영진은 그걸 취합해 토론하고 기업의 공동목표를 정한다. '우리 모두 공동목표에 대해 의견일치를 봤다. 내년 이 목표를 달성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성공적일 것이다!'
2월만 돼도 전해 전 직원이 수백 시간을 들여 작성한 모든 서류가 파쇄기 속으로 들어갔다. 작년 설정한 목표는 이미 올해 상황과 맞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이 낭비였다. 그런 것들이 나를 GM에서 미치게 만들었다.
리더는 계속 회사를 심플하게 만들어야 한다."
◆ "GM의 쇠락, 실패 그리고 부활은 미국 산업 전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대변한다"
"GM은 '우리는 너무 크고 강력해. 실패할 리 없어'라고 생각했다.
미국 산업 전체가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대신 돈과 영업이익률을 좇았다. 금융시장이 팽창했고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늘어났으며, 여기저기서 버블이 일었다.
▲ 밥 루츠, 그의 나이 80세... 활기 넘친 그의 말이 인상적 이다.
"너무나 할 일이 많다. 크라이슬러가 66세 나이의 나를 은퇴시켰을 때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66세는 너무나 젊은 나이 아닌가. 나는 이제 겨우 이 비즈니스를 이해하기 시작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