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츄리얼리즘(Maturialism)

 

 

 

 

 

 

 

 바쁘게 앞만 보며 달려온 시간. 이제 자식들도 자기 앞가림은 하고, 생활의 안정도 찾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어디에 있나?

이런 회의를 느껴가는 중년층의 ‘머츄리얼리즘(Maturialism)’의 바람은 공연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실미도’’태극기휘날리며’를 시작으로 극장가에는 제법 중년층의 발길이 이어졌고, ABBA의 주옥 같은 노래로 구성된‘맘마미아’,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같은 뮤지컬도 중년층에게 젊은 시절의 향수를 물씬 불러 일으켰다는 점에서 성공을 이룬 사례다.

 

Maturialism의 모토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신에 대한 투자’이다.

‘성숙하다’라는 뜻의 ‘Mature’와 ‘realism’의 합성어인 Maturialism은,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기존 소비시장에 만족하지 않은 중년층이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가꾸기 위한 상품을 찾는 소비패턴을 지칭하는 말로 소위 와인세대로도 불리면서 프리미엄급 제품에서 황금 타겟으로 새로운 소비코드 신조어가 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품격 및 관심사에 걸맞는 상품 소비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프리미엄급 제품이나 전문가용 제품도 서슴없이 구매하며, 여가를 즐기고, 자신만의 취미를 개발하는 등 그 동안 등한시했던 자신의 삶을 가꾸어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롯데 백화점이 매출 상위 1%고객을 분석한 결과, 40-60대 소비가 크게 늘어났고, 소비패튼은 최신 유행의 제품보다는 복고적이고 전통적이며 안정적인 디자인의 전형적인 명품 스타일을 선호한다.

이러한 ‘Maturialism’세대의 입맛을 맞추려는 시장의 움직임은 각기 각층에서 일어나고 있다. 

 

태평양의 한방 화장품 ‘설화수’또한 40대 이상을 중심으로 한 ‘마니아 클럽’을 강화해가고 있으며, LG생활건강의 ‘더 후’코리아나의 ‘자인’등 의 한방 화장품들도 중년 여성을 주 타겟으로 삼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건강에 신경 쓰는 중년을 대상으로 농심에서는 ‘홍삼수’, CJ뉴트라에서는 ‘한뿌리’라는 인삼 음료를 내놓고 있으며, 하겐다즈에서는 성인의 취향을 반영한 서브 브랜드 ‘Desserts Extraordinaire’를 출시했다.

 

해외에서는 중년층의 니즈를 간파하여 대형 할인점인 Home Depot는 전문가용으로만 판매되었던 고급 전동 공구 세트를 중년층의 DIY(Do It Yourself)족을 대상으로 출시하여 인기를 모았다.

 

또한 전자기업인 Simens는 버튼 조작만으로도 전문가 수준의 다림질이 가능한 고급 가정용 다리미인 Dressman을 중년층을 대상으로 출시하여 주목 받고 있다.

 

프랑스 가정용품 회사인 SEB가 Heineken과 제휴하여 선보인 가정용 맥주 제조기는 맥주에 관심이 많은 유럽 중년층의 니즈를 반영하여 성공한 사례이다.

 

뿐만 아니라 금강 제화에서는 비제바노, 리갈 등의 이른바 중장년층 고급 제품을 우선 생산하는 시스템을 시작했고, 성인병 예방 건강 베이커리로 프라자호텔은 토마토빵, 와인빵 등을, 롯데호텔에는는 누에빵, 키토산빵을 내놓았다.

 

이젠 나를 위한 삶의 가치를 영위해 나가겠다는 그들의 가치 변화가 시장에서 급속히 반영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옛날 중장년층 세대는 자식에게 자기 먹을 것까지 밀어주고, 극장 구경이라고는 처녀시절이 마지막이었다면, ‘Maturialism’세대는 딸과 팔짱 끼고 영화를 보러 가고, T.G.I.F에서 동창들을 만난다.

이제 4564세대는 더 이상 20-30대 젊은 층의 뒤에 있는 서브 타겟이 아닌 또 하나의 강력한 메인타겟이 된 것이다.

 

이러한 중장년층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침체되어있는 경기를 살리고, 너무 2030세대로 치우쳐있던 소비 패턴과 문화에 다양성을 불어주길 기대하면서 제2의 인생을 위한 멋진 바람에 건배를 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