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체험과 사색의 기록이다
누나의 편지 중에서 .... 본문
다시 봄이 오고 있다.
암만 바빠도 오는 봄을, 스쳐가는 현재를, 음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겉으로만 분주하고 내용은 허방인 쭉정이가 돼 버릴지 모른다.
어제 산소갔다 들렀다는 너에게서 <쓸쓸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놈의 IMF가 먼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중에 어느덧 쉰살이 돼버렸다고 토로하는 네 이마가 그새 슬쩍 벗겨지기 시작하더구나.
전에도 흰머리가 있긴 했지만 이젠 검은 머리를 찾아 봐야 할 정도로 반백이 넘었더구나..
과연 이런 식으로 달리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헛웃음을 웃는 너를 바라보고 있자니 누나 마음에도 벼라별 상념들이 생겨났다.
신분의 수직 상승하는 것이 이 길밖에 없다며 보따리 싸서 절로 들어가더니만 위궤양만 얻어와 복막염 수술까지 한 것이 벌써 25년 전... 궁즉통이라 하며 싱겁게 웃던 네 모습이 이렇게 선한데 벌써 중년의 문턱에 들어서다니!
알겠지만 너라는 존재 자체가 내게는 기껍고 미덥고 또한 애뜻하다.
니가 암만 출세해도 누나에겐 언제나 애절하고 안타까운 <소년>일 뿐이니 역시 핏줄이 땡기나 보다.
유난히 책 욕심을 많이 내던 네게 돌아갈 때 책을 몇 권 들려준다는 걸 잊었다.
아니 밥벌이의 긴장과 중압에 휘둘리는 네 뒷 어깨를 배웅한 후 내가 나름대로 챙겨본 책들이다.
하루에 잠깐씩만 눈을 감고 마음 속을 들여다 봐라.
그러기 위해서라도 인문서를 손에서 놓아서는 안된다. 다 읽고 전화하면 서너권 더 보내주마.
힘내라, 사랑하는 내 동생 **아!!
어느새 쉰살이 넘은 동생 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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