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체험과 사색의 기록이다

Empathy / 화개십리벚꽃길 _ 본문

Core Value

Empathy / 화개십리벚꽃길 _

ryumosa 2016. 3. 26. 14:36

봄의 절정에 이르는 4월로 접어 들면서 화개에서 쌍계사까지 십리의 벚꽃길이 펼쳐진다.
꿈길과 같은 이길은 청춘남려가 두손을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 한다고 하여 "혼례길"이라고도 한다.
하얀 솜사탕처럼 피어난 벚꽃은 섬진강과 화개천을 아름답게 수놓아 새봄의 정취를 느끼게 하고 있다.

 

 

 

 

하얀 꽃잎은 꽃비가 된다

바람이 꽃가지를 흔들고 흙바람이 일어 가슴의 큰 슬픔도 꽃잎처럼 바람에 묻힌다.

 

"바람에 날리는 꽃 이파리를 보며 어찌 인생을, 사랑을, 노래하지 않고 견디겠는가.”

 

“봄의 정령이 돌파구를 만나 아우성을 치며 분출하는 것처럼 보인다.”

 

 

슬쩍 하얀 소복자락 스치는 소리에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다.
봄의 살비듬 콧잔등에 내려앉아 속살로 다시 스며든다

 

 

요란한 벚꽃 내음에 멀미가 난다,

 

소리 없는 바람의 일렁임에 따라 허공에서 춤추듯 길가로 고요히 내려앉는 꽃비들.

눈보라처럼 흩날리는 장관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 어떤 화가가 그린 그림보다 아름답고 화려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처연하다.

 

포장도로를 따라 선들선들 밟고 오는 봄바람 속에 잊혀진 봄 슬픔이 되살아난다.

 

새하얀 꽃송이들이 겹겹이 포개지고 얽혀 두덩을 이룬다.

 

저리고 앞섶을 풀어 제친 처녀의 화들짝 놀란 가슴처럼 하얗고 분홍빛의 봄비는 봄바람의 뺨을 때린다.

 

바지게 가득 떨어진 꽃잎 위로 봄은 쉬엄쉬엄 다음 계절에 그 자리를 내어준다,

 

 

옆집 창가에도, 골목길 담 언저리에도, 산비탈에도, 화개천 계곡에도 벚꽃은 고개를 내민다.

 

만개한 벚꽃나무 밑을 지난다. 40∼50년 된 벚나무들이 길가에 빽빽이 서 있다.

 

마지막 생을 앞다퉈 지는 꽃잎들. 10일 동안 하얀 물감을 뿌린 벚꽃은 사방으로 色을 흩뿌리며 사그라진다.

'Core Val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중에 향일암 오르記  (0) 2016.07.25
Empathy _ 마음 처방전  (0) 2016.07.07
노후를 준비하는 원칙  (0) 2014.10.10
The Bucket List _ 2014  (0) 2014.01.28
후반전 인생 칠결  (0) 2013.08.2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