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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증후군

ryumosa 2008. 3. 11. 12:04

<파랑새>  벨기에 극작가 메이털링크의 동화

파랑새를 찾아 떠돌던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결국 파랑새를 발견한 곳이 작은 새장속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주었던 ... 그리고 소중한 것이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던 동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아이에게 요술 할멈이 찾아와 환심을 산 후 파랑새를 찾아오도록 부탁 한다. 신비의 구슬까지 받아든 아이들은 파랑새를 찾기 위해 기분 좋게 길을 떠난다.
“추억의 나라”에서 죽은 사람과 즐거움을 나누고,“밤의 궁전”에서 災禍의 실상을 보고,“ 숲”에서 자연의 공포를 알고,“행복의 궁전”에서 물질적 행복의 허무함을 본 다음 참다운 행복은 건강과 정의, 어머니의 사랑 등이며,“파랑새”는 마음속에 살고 있음을 계시 받고,“미래의 나라”에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이제는 파랑새를 찾기 위하여, 행복을 찾기 위하여 어디로 돌아갈지 알았다. 그때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잠에서 깨어난다. 모든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집에 있는 비둘기가 이전과는 다르게 보여짐을 알게 되었다. 그 비둘기가 바로 파랑새였다. 그토록 고생하며 찾아다니던 파랑새가 바로 자기 집 안에 있었다.

 

파랑새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  Bluebird Syndrome

 

파랑새증후군(Bluebird Syndrome)이란 동화 <파랑새>의 주인공처럼 행복한 미래만 몽상하며 현재의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막연한 꿈은 있는데 그것을 뒷바침할 만한 현실적인 실행력이나 열정은 없는 사람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일종의 사회적 질병으로 간주한다.

 

파랑새 증후군은, 부와 명예에 이끌려 남들이 권하는 인기직종에 뛰어들었다가 결국에는 자신의 적성을 찾아 이직, 전직을 감행하는 현상에 이른다.

상당수 직장인은 취업 후 자신의 주변이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현실적 대안 없이 막연히 꿈만 꾸며 직장을 그만 두곤 한다.

 

이런 현상은 왜 생기는가.

 

부모의 과보호를 받으면서 자라난 사람은 가족의 높은 기대를 한몸에 받은 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과보호로 인해 자율성(autonomy)이 제대로 길러지지 못하면서 자신의 판단대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진 적이 없는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현실이 조금만 힘들어져도 인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는 어떻게 되겠지, 누군가 도움을 주겠지라는 식의 책임감의 결여로 이어진다.

 

가정 환경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IMF 외환위기는 이상과 현실 간의 괴리를 만들었다. 고용불안과 취업 기회의 축소, 극소수의 성공 사례는 어쩌면 파랑새 증후군을 더 부추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과정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한 가지 요소가 있다.

 

현실과 자신의 능력을 경계 짓는 곳에 존재하는 인간의 감정, 바로 자존심이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높게 인식하여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지금은 여기 있지만 곧 떠날거야." "나는 당신들과 달라" 하지만 이미 자신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 때문에 불안해한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노력하지 않고도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것도 아니요, 노력해서 자신이 추구하는 부와 명예의 세계로 올라설 만큼의 열정이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너희들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의식을 버리지 못한다. 아마 우리들 대부분이 이런 자의식을 조금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파랑새 증후군을 치료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적성에도 맞지 않고 능력을 발휘할 수도 없는 직장을 죽자 살자 다닐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에는 분명한 목표와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무조건 직장을 갈아치우기 전에, 자신이 디디고 있는 곳을 발판으로 삼아 미래를 일구어 내겠다는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높은 기대는 버리는 게 좋다. 그래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역설적 사실을 가슴에 새겨볼 필요가 있다.

 

인생의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자신, 그리고 주변의 자연과 타인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만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지나버린 과거의 모습에 허우적대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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