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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암 오르記(4)

ryumosa 2009. 2. 24. 16:45

지난 토요일,   차가운 새벽 이슬과 함께
윤달이 든 해의 정월달에 3곳 이상의 사찰을 참배하면 ‘ 한 가지 소원은 성취한다 ’고 해서
스스로도 돌아보고 그동안 소홀했던 수행과 가족의 평안을 빌고 삼재 소멸 기도를 위해 도반들과 함께 보리암과 龍門寺, 百天寺를 다녀왔슴다.

 

원효 대사가 초당을 짓고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조선 왕조를 열었다는 錦山, 보리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돗빨이 잘 받아 갓바위, 사리암과 함께 한 가지 소원만은 들어준다는 3대 기도처란 이름값을 하려는지 기이한 암석과 깎아지른 절벽위에 지은 듯한 보리암은 마치 제비집처럼 현기증이 나긴 하지만 푸른 남해를 한눈에 굽어보고 있어 전망이 장쾌 했슴다.

 

‘유명 기도처를 밟아야 개운(開運) 한다’하여 그말을 받들고 또한 마음을 가라 앉히려 불전(佛殿) 앞에 초를 켜고 복전도 놓고 백팔배하고 업장소멸과 개운을 기원하며 삼층 석탑을 돌았슴다.

 

눈이 녹지 않아 곳곳에 잔설이 그대로 있고, 아래로 남해의 바다와 계곡의 기암괴석이며 산 아래로 부는 바람은 차고 상쾌 했슴다.
해서, 도반(道伴) 몇이서 가파른 산 길을 걸어서 내려 가기로 했습니다.

 

함께 걸은 분은 불교에 대한 도량이 높은 車 보살 이었습니다.
장사를 하면서  언제 그렇게 해박한 지식을 쌓았는지 부럽기도 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기암괴석을 바라다 보며 “ 나이 들수록 꽃보다 나무가 더 좋아 진다 ”는 말과 함께
‘ 50대가 되니 어느정도 사는게 무엇인지 알것 같다’ 고도 캤습니다.

 

그 말이 충격적이었슴다. 뭘 우째 했길러 혼란스럽지 않고 사는게 무언지 깨닭은 걸까 하는 의문이 생겼기  때문 입니다.

삼사를 순례하는 내내 어떤 방식과 모습으로 나이가 들고, 나이가 든 뒤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생각했습니다.

 

공자님 말씀에 30에 일어서고 40은 불혹이요, 50에 지천명하고 60에 이순하며 70에 종심소욕불유구(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고 자신의 삶을 요약했습니다.

 

공자 말씀은 진짜 공자 말씀입니다.

그런데, 대체 뭐가 불혹(不惑)이고 어떻게 지천명(知天命)이라는 말입니까?

 

불혹은 커녕 세상의 온갖 것에 아직도 홀리고 시달리고 부대끼는 걸 보면 오히려 40에 다혹(多惑)이라 해야 맞지 않나요?

50대에 천명을 알기는커녕 도대체 천명이 뭔지, 究天命(구천명) 問天命(문천명)이라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나이 들면서 이제는 철이 들어야 할 낀데,
아직도 한참 말 안 듣는 나이인 것처럼 세상을 꺼꿀로 사는것 같기도 하고,
철들자 망령들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그러나 어쨌끼나 나도 꽃보다 나무가 더 좋아지도록 앞으로 노력해 봐야 겠슴다.

 

우리나라에 기도발이 세다는 곳은 얼추 다 다녀 봤으니  앞으로는 발운(發運) 하는일만 남은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의 작은 소원이 이루어 지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입니다..... 

  

 

보리암에서 바라본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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