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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길을 묻다' _ 낙산사 오르記 본문

Core Value

'길에서 길을 묻다' _ 낙산사 오르記

ryumosa 2011. 6. 15. 15:08

 

지난 주말,

1박 2일 설악산을 다녀 왔습니다.


부모의 내리사랑은 맹목적이며,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픔을 함축한다고 했던가요.


아들 놈의 대학 입학을 발원하는 마음에

5년전 운문사 사리암을 3번이나 새벽 기도를 올리러 갔던적이 있었습니다.


무슨 벼슬이나 학위를 받으로 유학을 간건 아니지만 1년이나 일찍 돌아 왔기때문 입니다.

그놈 땜에 사실 극기 훈련을 간 셈 입니다. 아들놈과 단 둘이서 말이죠 ...


둘다 아무말 없이 산에만 올랐습니다.

내려오는길에 낙산사 의상대 경내초입에 선문답처럼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될 화두를 발견했습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 보고,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어떤 길인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어찌 가야 하는지 그 답을 구하라는 이야기 일 것입니다.


가버린 시간은 다시 돌아 오지 않는다는 진리앞에

토욜밤을 숙소앞 야외 까페에서 피어나는 불길을 바라보며

까만 밤을 하얗게 새며 쓰러질 정도로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곤

도종환의 시를 문자로 아들에게 보냈습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도

다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우며 피었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바람과 비에 젖으면서 꽃잎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2011. 6. 12. ry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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